<네메시스>, <데빌스 스타> 차라리 탐정을 하지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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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네메시스> : 7.7 <데빌스 스타> : 7.6 스포일러 없음 인상 깊은 구절 복수야말로 신이 인간에게 준 가장 위험한 마약이야. - <네메시스> 310~311p 하지만 범인이 사실상 절대 없앨 수 없는 것이 하나 있지. 그게 뭘까? 바로 동기야. - <데빌스 스타> 161p 아마 해리 홀레가 이전에 비해 다소 꼴불견으로 보여서 더 그렇게 느낀 듯하다. 친구를 비롯해 주변 사람들이 맞이한 비극에 지나치게 자책한 나머지 술독에 빠져 지내고 경찰 업무를 마치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대하며 오직 관심 있는 사건에만 몰두하는 모습은 민폐 그 자체였다. 차라리 탐정을 하지. 새삼 그를 감싸고 계속 믿고 중용해준 묄레르 경정의 안목과 뚝심이 참 우직하게도 읽혔다. 해리가 기대에 부응했으니 망정이지... 어쩌면 이 결과만 좋으면 장땡인 해리의 가치관이 작품의 기조와도 일치하는 듯해 더욱 반감을 느낀 것도 같다. 범인을 단죄하는 절차이나 결말은 마음에 들지만 늘 거기까지 도달하는 진행 방법은 지루하기 그지없던 시리즈의 전개에 예전만큼 몰입도를 유지하고 싶지 않았다. 중간중간 베아테 같은 매력적인 케릭터나 인상적인 소재가 튀어나오긴 하지만 흥미로운 건 순간뿐, 이 두꺼운 분량이 과하게 느껴지며 소모적으로 읽히는 구간이 분명 산재했다. 순수하게 활자 중독이 아닌 이상에야 모든 구간을 온전히 재밌게 읽을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. 내 나름대로는 야심차게 시작한 '해리 홀레' 시리즈 다시 읽기 프로젝트는 한동안 중단될 예정이다. 이제 곧 포르투갈로 어학연수를 가니 당분간 한국어 활자를, 적어도 독서는 이전만큼 못할 것이다. 그러다 훗날 몇 년이 흐른 뒤에 이 시리즈의 다음 작품 <리디머>를 읽으면 그땐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올는지 모르겠다. 앞으론 점점 두꺼워지는 시리즈의 책들을 앞에 두고서 내가 변하길 바랄 수밖에 없다. 작품은 그대로니, 내가 변하는 것말곤 방도가 없다. 그런데 내가 꼭 변할 필요도 딱히 없어서 어찌 될 것인지는 그때 가서야 알게 되겠군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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